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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인류 최후의 순간은 어떻게 시작될까? (1) (2) (3)

좀비선비 2008. 10. 1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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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목(靈長目) 사람과(Hominidae)의 호모 사피엔스 종(Homo sapiens 種)에 속하는 영장류인 인류(人類)는 45억 년의 역사를 가진 지구가 수십만 ℃에서 지금에 가까운 온도로 내려간 후 탄생한 모든 생물의 마지막 진화군에 해당하는데, 인류와 가장 유사한 침팬지와는 불과 6백 만 년 전에 갈라졌지만, 침팬지의 특성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는 반면, 인류는 그것과는 확연히 다르게 독특하면서도 급격한 발전을 거쳐 지금의 문명을 이루고 있습니다. 인류는 지구 역사상 최초로 자력으로 외계까지 물질을 보내기도 했으며, 현재 지구 지표면의 30% 가까운 육지의 대부분에는 인류가 존재하는 흔적을 만들었으며, 그 어떤 생물보다도 지구에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영향력이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며(거의가 부정적 영향일 듯), 40억년 동안 명멸해갔던 수억종의 생물군 중에서 살아남은 10%중 상당수가 우리 인류에 의해 멸종했거나 멸종의 길을 걷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글에서 잠시 언급했듯 과거에 발생했던 대규모 생물멸종 사건은 다섯 번이 있었는데, 그 원인은 모두 자연적인 현상에 기인한 것이지만, 만약 여섯 번째 대멸종이 온다면 그것은 아마도 인류의 이기심에 의한 것이 될 것입니다. 지구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면 우리 인류를 피부에 기생하는 세균 또는 자신을 갉아먹는 악성종양으로 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요즘 같은 때에는 점차 사실처럼 느껴지고 있습니다.

영양분이 다 할때까지 끊임없이 분열하고 번식하는 세균처럼 우리 인류는 지구에 더 이상 자원이 남아있지 않을 그 순간이 스스로의 최후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듯, 미친듯이 개발하고 긁어쓰며 낭비하고 있습니다. 아마 특별한 제재가 없다면 우리는 불과 몇 세대가 지나기 전에 물을 비롯한 각종 자원의 고갈로 스스로 멸망하는 길을 걷게 될 것인데, 부족한 자원으로 파생된 여러 문제인 기근을 비롯한 전쟁 등으로 그 멸망으로 이르는 속도는 가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인류가 어느 날 갑자기 정신을 차리고 온난화나 자원고갈에 대한 심각성을 받아들이고, 인류애를 바탕으로 한 화합과 협력 속에서 노력한다면 그 시기는 훨씬 뒤로 미룰 수 있을 것이지만, 수십억년 동안의 진화과정에서 유전자의 깊숙한 바탕에 각인된 경쟁과 다툼이라는 인자를 제거하지 못하는 한, 결국은 개인과 개인, 지역과 지역, 국가와 국가간의 분쟁은 지속될 것이고, 그 결과는 참혹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먼 훗날까지도 멸망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모든 생물처럼 우리도 지니고 있는 결투 인자를 훌륭하게 제거하거나, 발전과 성숙의 과정을 거쳐 한 단계 정신적으로 진화한 신인류로 이어진다면, 적어도 인류 스스로의 분쟁으로 인한 종말은 방지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인류 최후의 순간이 온다면 그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을 것인데, 그중에서 '지구 온난화 등 임의적인 자연 환경의 변화'와  '전쟁 등 인류 자작극에 의해 파생된 변화'에 의한 것을 제외 한다면 어떤 경우가 있을까요? 서론이 길었지만 이번 포스트는 이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는 과학적이지만 -어느날 갑자기 모든 우주가 사라졌는데 알고봤더니 우주는 위대한 신 비슈누가 꾸는 위대한 꿈에 불과했다는 허무한 인도 신화를 제외하고- 비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가정으로 이야기로 풀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혜성 혹은 소행성과의 충돌에 의한 멸망.
혜성충돌은 여러 영화를 통해 가장 잘 알려진 이야기인데, 소행성은 2008년 7월 17일 기준으로 18만9407에 공식적으로 숫자가 부여되어 있을 만큼 엄청난 숫자가 존재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발견된 소행성은 화성과 목성 궤도 사이의 소행성대에 존재하므로 그 위험성은 확률적으로 그리 높지 않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달을 비롯한 여러 행성의 수많은 충돌 흔적에서 보이 듯, 확률이 낮을 뿐이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태양계가 완성(태양과 행성들이 위치를 찾은 시기)된 초기에는 행성이 되지못하고 남아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잔여 물질들이 빈번하게 서로 충돌하거나 행성에 합쳐졌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점점 그 수는 줄어들고 나름대로 일정한 무리를 이루게 되어 지금은 행성과의 충돌 현상은 매우 드문 것이 되었습니다. 소행성이나 혜성들도 어느 정도의 고유 궤도를 유지하며 안정되어 있는 편이지만, 서로가 충돌하거나 은하 중심에 대한 태양의 궤도운동이나 중력의 영향을 받을 경우에는 급격한 궤도 변화가 일어날 수도 있고, 그 중 일부 소행성의 궤도 연장선이 지구의 고유 공전궤도와 시공간에서 일치하기도 합니다. 다행히 우리에게 이런 우주의 무법자들로부터 우리는 지켜주는 든든한 보안관인 목성이  있었기에 수많은 충돌의 시기를 잘 피해왔는지도 모릅니다.

지구에만 해도 지금까지 확인된 충돌 분화구(Impact Crater)의 수는 120여개에 달하며, 그 대다수는 지질학적으로 안정된 지역인 북아메리카나 유럽와 호주 등지에 분포되어 있습니다. 달의 표면의 충돌 분화구는 새로운 충돌 분화구에 묻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거의 사라지지 않지만, 지구의 충돌 분화구는 화산작용이나 풍화작용 등으로 흔적이 지워지는 경우가 많으므로, 그런 사라진 흔적이나 바다에 떨어져 찾을 수 없는 것까지 합친다면 지난 과거 동안 엄청난 숫자의 충돌이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지질학적 또는 생물학적으로 지구에는 생물군의 대멸종이나 심각한 기후 변화의 흔적이 발견되곤 하는데, 여러 흔적들 중에는 충돌이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경우도 20 여회에 이릅니다. 이런 충돌이 있었을 때마다 지구는 전지구적인 대규모의 파멸에 이르게 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지름 10km의 우주 포탄에 의해 2억년간 번성했던 공룡들이 갑작스런 멸종했던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굳이 네르시스라는 가상의 천체로 인해 2천 6~8백만년을 주기로 혜성이나 소행성이 정기적으로 지구와 충돌한다는 가설을 내세우지 않더라도 역사의 흔적들은 그 충돌이 얼마나 빈번하게 있었으며, 그 충돌이 앞으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여파가 어떠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만약 지름이 500Km정도 되는 소행성이 초속 40~60km의  속도로 지구와 충돌한다면 지구는 문명 뿐만 아니라 그 문명의 주체가 되었던 인류, 그리고 인류를 길러온 40억년 동안의 조상이 되는 모든 생물까지도 한 순간에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이 정도 규모의 충돌은 지구의 기후나 지각적인 부분에만 변화를 주는 것이 아니라 지표면을 비롯한 땅속 깊은 곳까지 녹여 액화상태로 만들어 놓을 것이기에 충돌 후 오랜 세월이 지나 온도가 내려가고 차가워진다 해도, 다시 생명을 탄생시킬 수 있을지 조차도 알 수 없게 될 것입니다.



이 정도 규모가 아닐지라도 충돌 후에 대기와 물의 상당수를 읽을 정도가 되어도, 운좋게 생존한 인류가 다수라고 해도 공기와 물, 식량 등 자원의 심각한 고갈로 존속할 수 있는 기간은 매우 짧을 것입니다. 직경이 1~2km 정도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한다면 지구는 백만 메가톤의 TNT를 맞은 충격을 받게 되는데, 충돌 즉시 전 지구적이 아닌 국소적인 피해만 입을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며 거대한 빙하기를 유발하는 등 기후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 올 것입니다.

지난 1908년 시베리아 중앙부에 떨어졌던 운석은 그 크기가 겨우 지름 50m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되는데, 당시 지구와 충돌시 15 메가톤급 핵폭탄의 한꺼번에 터지는 것과 맞먹는 충격으로 인근 지역의 나무 6000만 그루를 한번에 날려버렸습니다. 만약 그 규모가 수백m 정도만 된다고 해도 충돌과 그 여파에 의해 어떤 식으로든 지구는 심한 고난을 겪게 될 것이며, 인류의 생존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결국 혜성충돌에 의한 멸망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그 규모에 따라 일부의 피해가 될 수도 있으며, 인류만의 멸종일 되기도 하며, 혹은 모든 생명체의 종말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런 우주의 부랑아로 인한 멸망을 피하는 유일한 길이라면 지구와 궤도가 교차하는 모든 소행성과 혜성(NEO, Near Earth Object)을 찾아내고, 그 구성이나 상태 등을 파악하고 늘 관찰하는 것입니만, 아직까지 우리가 밝혀낸 것은 NEO의 10%도 안되는 소수에 불과하며, 새로운 발견이나 관측도 국가적, 지구적 차원이 아닌 소수의 단체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충돌의 역사를 바탕으로 계산한다면 앞으로 한 세기 이내에 지구가 NEO와 충돌할 확률은 수 천 분의 1도 되지 않지만, 우주 자체가 확률로 따질 수 없는 비현실적인 가능성에서 출발한 것이므로 10년 후에 혜성처럼 나타난 NEO와 충돌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NEO를 꾸준히 찾아내고 인내를 가지고 관찰한다면 우리는 위험의 순간을 적어도 몇 달 전에는 예측할 수 있을 테지만, 그 발견이 문제의 해결로 이어진다는 보장을 없습니다. 충돌 궤도에 있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미리 발견했고, 다행히 그 규모가 상당히 작은 편이라면 핵무기나 기타의 위력적인 무기를 이용해서 우주 저 멀리에서 충돌시켜 쪼개거나 강제로 궤도를 아탈 시킬 수도 있지만, 그 대상의 규모가 어느 정도의 범위만 넘어 선다면 우리는 그저 방관할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지난 2004년에 21개의 크고 작은 얼음과 암석으로 구성된 혜성 슈메이커-레비9이 초속 60㎞의 속도로 목성을 향해 돌진해 충돌했는데, 그 충돌 흔적은 지구보다 더 컸고, 과학자들은 이때의 폭발 위력이 수소폭탄 10만개가 동시 폭발한 것과 같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즉 이러한 무시무시한 위력을 지닌 우주의 폭탄을 우리가 어떤 수단을 사용해 저지시키거나 파괴시킨다는 것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설혹 그런 능력이 있다고 해도 또 다른 문제에 부딪치게 되는데, 바로 비용문제입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우주 생성의 비밀과 생명의 기원에 대한 실마리를 풀기 위해 추진했던 혜성충돌계획(彗星衝突計劃  Deep Impact)은 2005년 인공위성을 템펠 1호 혜성으로 보내서 세탁기 크기의 구조물을 혜성에 충돌시키는 실험이었는데 거기에는 6년간 수억달러의 비용이 소모되었습니다. 만약 단순한 충돌 실험이 아니고 혜성을 파괴하기 위한 목적의 실험이었다면 수십배 이상의 비용이 들었을 것입니다. 물론 지구의 운명이 걸려있다면 비용이 문제가 될 수 없겠지만, 적어도 그 준비는 수십년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과연 인류가 언제 일어날지도 모르는 일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부담하려고 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혜성 충돌은 그 가능성이 아주 미미하지만, 일단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인류의 존속 뿐만 아니라 지구 자체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아주 위험한 결과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저 테이아(Theia)의 이야기처럼 새로운 달이 탄생하는 수준이 아니길 바랄 뿐입니다.

-인류 최후의 순간은 어떻게 시작될까?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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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후의 순간은 어떻게 시작될까? 1편에서 이어집니다.

실제 혜성 충돌은 언제든 일어날 수는 있지만, 그 확률이 너무 낮아서 영화상으로나 만나 볼 수 있는 하나의 상상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확실하게 한 세기가 더 지나기 전에 인류를 절멸 시킬만큼 강력한 시나리오가 여기 있습니다.

슈퍼버그(superbug)
원래 슈퍼버그(슈퍼박테리아)는 여러 가지 난분해성 물질을 분해할 수 있는 유전정보를 가지고 있는 미생물을 선발해 각각의 유전정보를 하나의 미생물에 주입시켜 톨루엔·나프탈렌·옥탄 등을 동시에 분해시키도록 육종한 초능력미생물을 뜻하는 말이지만, 의학용어로는 박테리아의 일종으로서 항생제 반코마이실린에 면역이있는 금색 포도상구균을 일컫기도 합니다. 일단 이 박테리아에 감염되면 이 것과 싸워 이길 만한 항생제가 아직까지는 없기 때문에  대단히 높은 사망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보고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메티실린에 내성을 가진 포도상구균인 MRSA(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로 인한 사망자 수가 에이즈 사망자 수보다 더 많다고 합니다. 미국의사협회(AMA)가 발표한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매년 9만명이 항생제 반코마이실린에 면역이 있는 슈퍼버그(superbug)에 감염되는데, 2005년 9개 대도시에서 추출한 통계 결과를 바탕으로 계산해 낸 수치를 보면 감염자의 수는 인구 10만명당 32명에 달합니다. 당시 5287명이 슈퍼버그에 감염됐는데 이를 미국 전체로 확대해 계산하면 감염자 수가 9만4360명에 이르며, 표본 집단 가운데 988명이 사망했으므로 이를 전체 인구 비율에 대비해 환산할 경우 매년 1만8천650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결론이 도출 됩니다. 실제로 2005년 에이즈 감염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1만7011명이므로 MRSA에 의한 사망자 수는 에이즈 사망자수를 추월하고 있습니다.

인류는 불과 수세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흑사병을 비롯하여 결핵, 콜레라, 폐렴 등, 한 시기에 수천에서 수십만명이 몰살시키는 전염병의 창궐을 항상 두려워해 왔였습니다. 그러다가 1920년대에 들어서며 최초의 항생제인 페니실린이 개발되면서 전염병과의 인류의 오랜 전쟁이 끝이 나는 듯 보였습니다. 페니실린은 인류가 발견한 최초의 항생제인데, 알렉산더 플레밍(Sir Alexander Fleming)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던 중 황색 포도상구균을 배양하다 그것의 배양접시를 오염시킨 푸른 곰팡이(Penicillium notatum)가 항균 작용을 수행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이후 연구를 거듭하여 푸른 곰팡이가 분비하는 물질이 항균 작용의 원인 물질이고, 푸른곰팡이의 배양물을 800배로 묽게 하여도 포도상구균의 증식을 방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 물질을 페니실린이라 명명하였습니다.

이렇게 발견된 페니실린(penicilline)은 세계 2차대전 당시 수 많은 부상병의 세균감염을 막거나 치료하고, 나아가 전세계인을 구하는데 엄청난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그리고 6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인 항생제 개발이 이루어지며 결핵이나 말라리아, 홍역 등 세균성 감염질병에 광범위하게 사용되며, 인류가 마침내 세균성 감염질병을 완전히 정복하는 듯 보였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페니실린에 내성을 가지는 세균인 포도상구균이 등장하면서 전염병의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인류는 다시 이 새로운 균을 정복하기 위해 1960년대 메티실린이라는 항생제를 개발하며 승리하는 듯 했지만, 70년대에 메티실린에도 내성을 보이는 황색포도상구균인 MRSA가 등장하며 인류와 전염병 사이의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인류는 MRSA에 대응하기 위해 초강력 항생제인 반코마이실린을 새롭게 개발했지만, 1997년 일본과 1998년 한국에서는 반코마이실린에 대하여 부분적 내성을 보이는 포도상구균 VISA가 출현했고, 얼마지나지 않은 2002년 미국에서는 마침내 반코마이신을 완전히 무력화시키는 포도상구균 VRSA가 발견되어 우리를 충격과 공포속으로 몰아 넣었습니다. 결국 최초에 개발된 1세대 항생제인 페니실린(penicilline) 이후 인류는 각 작용기전 계열별로 2세대, 3세대 항생제 등을 계속 새로운 항생제들을 개발하였고, 제 3,4세대 cephalosporin계열을 개발하면서 슈퍼버그는 더이상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 여겼으나, 최근에는 이 마저도 무너져서, 5세대 항생제가 다시 개발되고 있는 중입니다.

인류와 전염병은 인류의 개발 속도와 슈퍼버그의 진화 속도의 싸움인데, 인류에 의해 새로운 항생제가 만들어지면 곧 이에 적응하여 변종된 항생제 내성균(다제내성균)이 다시 출몰하고, 이어 또 새로운 항생제가 개발되어져 나오는 끊이 없이 반복되는 싸움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보면 이렇게 슈퍼버그가 진화하도록 도운 것은 우리 인류에게 책임이 있는지도 모릅니다.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처음부터 새로운 신종의 항생제약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생각하는데 이것은 아주 잘못된 생각입니다. 새로운 약을 계속 사용했을 때, 일정 시기가 지나면 완전히 다 죽지 않고 남은 균들이 내성이 생기게 되고, 그러면 더 이상 그 항생제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감기만 걸려도 한방에 나을 수있는 독한 약을 선호하고,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아이들에게 가벼운 감기 증세만으로도 여러 항생물질이 들어있는 약을 먹이는 것도 문제입니다. 100마리의 세균에 페니실린을 투여할 경우 살아남는 세균의 개수를 항생제 내성율이라 하는데, 현재 우리나라에서 폐렴을 일으키는 폐렴사슬알균의 페니실린 내성률은 80%를 넘었고, 폐렴구균의 페니실린 및 에리스로마이신 내성률은 51%로, 베트남의 71%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얼마 전 정부가 항생제 오남용 병원을 공개하면서 항생제 내성에 대한 위험성이 잠시 사회문제로 대두되기도 했는데, 우리나라의 MRSA균의 내성률은 네덜란드(0%), 영국(5.5%), 미국(32.6%)에 비해 매우 높은 무려 70%에 달합니다. 즉 항생제 메티실린을 투여하면 100마리 중 70마리가 살아 남는다는 것인데, 그 원인이 단순히 병원의 처방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자신이 너무 쉽게 약을 남용하는 데에 문제가 있습니다.

가급적 가벼운 증상에는 1세대 항생제부터 순차적으로 사용하고, 같은 세대의 항생제라도 이것 저것 다양한 종류의 약들을 사용하지 말고, 그중에 자신에게 맞는 한 가지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어떤 약이라도 치료가 완벽하게 끝날 때까지 반드시 규칙적이고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자기 몸 안의 세균들이 내성을 지닌 채 살아남지 않도록 하는 최선의 방법일 것입니다. 한 때 결핵을 앓았던 친구의 말을 빌자면 처음 약한 약을 먹다가 잠시 중단을 하는 바람에 더 독한 약을 처음부터 다시 먹었다는데, 만약 그런 일을 반복했다면 더 이상 어떤 항생제도 듣지않는 슈퍼버그로 변신한 결핵으로 인해 죽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세균(細菌, bacteria)생물의 주요 분류군으로 세포소기관을 가지지 않은 대부분의 원핵생물이 여기에 해당하며, 크기는 0.5μm부터 0.5mm까지 다양한 편입니다. 원핵생물 중에서 고세균이 세균과 다른 계를 이루고 있는데 이를 엄밀하게 구분하기 위해 진정세균(眞正細菌. eubacteria)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별로 중요하지 않는 이야기^^). 세균은 지구의 모든 생명체들 중에 가장 번성한 생물이며, 흙, 물속과 같이 환경 외에도 동물의 위나 장과 같이 다른 생물의 안에서도 살기도 합니다. 세균에 따라서는 인간의 신체중에 어느 부위에 존재하느냐에 따라 병원균이 되기도 하고 병원균이 아닐 수도 있는데, 피부, 구강, 대장, 질 등에 존재하는 균들 중에는 인간과 공생하면서도 병을 일으키지 않는 것도 다수 있습니다.

세균과 달리 그 크기가 10 ~ 1000 nm 정도인 바이러스(virus)는 DNA나 RNA로 이루어진 유전 물질과 단백질로 이루어진 감염체를 말하는데, 스스로 신진대사를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바이러스는 자신의 DNA나 RNA를 다른 세포 안에 침투시킨 뒤 침투당한 세포의 소기관들을 이용하여 이들을 복제하고, 자기 자신과 같은 바이러스들을 생산하며, 이로 인해 대개의 경우 숙주 세포는 파괴됩니다.
바이러스는 자기 자신을 복제할 수 있기에 생명체로 분류할 수도 있겠지만, 다른 세포의 도움 없이는 복제가 불가능하고 또한 스스로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무생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우리에게 가장 잘알려진 바이러스로 인한 질병은 감기와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으로 불리는 에이즈(AIDS)입니다. 그리고 인플루엔자(influenza)는 독감이나 유행성 감기라고 불리지만 감기와는 다르며, 오르토믹소바이러스과에 속하는 RNA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는 질병으로, 계절에 따라 유행하며, 때론 세계로 퍼져 수백만명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합니다. 에이즈는 1981년 6월 5일 미국 질병관리예방센터에서 남성 동성애자이던 치명적인 폐렴 환자 5명을 보고하면서부터 알려졌는데, 현재까지 전세계적으로 2800만 명을 죽음으로 내몰았으며, 짐바브웨와 보츠와나 같은 나라의 경우, 전체 인구의 25% 이상이 감염되어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일부 국가에만 감염자가 한정되어 있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전세계로 확산되었고, 인도나 서남아시아의 여러 국가들, 특히 중국에서 HIV의 감염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에이즈는 일종의 칵테일 요법인 고활성 항바이러스 요법 HAART(highly active anti-retroviral therapy) 질환의 진행을 늦추고 생존기간을 연장시키는 데에 획기적인 성과를 나타내면서, 에이즈는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닌 조절 가능한 만성 질환으로 인식되게 해주었지만, 아직 완치시킬 수 있는 방법은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다른 질병의 치료제가 비교적 짧은 시기에 만들어지는 것에 비해 에이즈의 치료제가 개발되기 어려운 이유는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변종이 자주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에이즈 바이러스인 HIV는 숙주 세포에 침입하여 자신의 RNA를 DNA로 역전사 한 후, 숙주 세포의 DNA에 끼여 들어가 증식하는데, 역전사 과정을 일으키는 역전사효소는 일반적인 DNA 복제 효소와는 달리 오류정정기능이 없기 때문에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키게 되어 매우 쉽게 변이하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에게 여러가지 변종의 HIV를 한 몸에 지니고 있는 경우가 자주 보고되고 있는 것입니다.

인류의 영원한 동반자인 감기나 독감 역시 꾸준히 변종을 내놓고 있으며, 에이즈를 비롯한 각종 전염성 질병 역시 우리가 만든 새로운 신약에 대항하여 끊임없이 내성을 길러 진화하므로 숙주와의 전쟁을 끝없이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가 질병의 초기단계에서부터 다량의 강도 높은 항생제를 마구 사용하다 보니 세균들이 내성이 생겼기 때문이며, 결국 강도 높은 항생제를 사용해도 제거되지 않는 슈퍼버그는 우리 스스로가 만든 것입니다.

현재 인류는 슈퍼버그를 이길 수 있는 슈퍼 항생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그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만약 모든 항생제에 대하여 내성을 지닌 슈퍼버그가 전세계로 확산되고 창궐하게 된다면, 우리는 간단한 찰과상만으로도 며칠 내에 목숨을 잃게 되는 참극을 맞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속도가 인간의 신약 개발 속도를 뛰어 넘는다면 불과 몇 년이 지나기 전에 인류의 90% 이상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고, 신약이 개발되었다고 해도 얼마 지나지 않아 신종의 슈퍼버그는 인류를 향한 반격을 시작할 것입니다.

사람의 유전자 깊은 곳에는 수십억년의 진화과정에서 겪은 사건에 대한 정보와 해결책을 고스란히 담고 있어, 대부분의 기존 질병에 대해서 다양한 대응법을 가지고 있기에 이질적인 적이 침입하면 신체는 자연스럽게 그에 반응하고 스스로를 정화시키려고 합니다. 불과 반세기 사이에 진화한 새로운 슈퍼버그는 그 모든 것을 뛰어넘을 만큼 강력하며 우리의 모든 방어체계를 무력화 시키고 있는데, 오로지 새로운 항생제 개발만으로 이를 극복하려 한다면 우리는 슈퍼버그와의 영원한 전쟁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새로운 항생제의 개발이 아니라 기존 항생제 오남용을 줄여 그들의 내성이 증가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류가 본래 가지고 있는 병원체에 대한 대항력을 높일 수 있는 본질적인 내성을 촉발시키는 것이 어쩌면 신인류를 향한 위대한 진화의 첫걸음이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인류 최후의 순간은 어떻게 시작될까? 3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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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최후의 순간은 어떻게 시작될까? 2편에서 이어집니다.

우주의 질서와 종족(種族)의 수명(壽命)
46억 년 전, 지구가 탄생하고 6억 년이 지나며 최초의 생명체가 탄생했지만, 그 마지막에 선 인류의 조상이 탄생한 것은 다시 40억년이 흐른 후이므로 길게 잡아도 지금으로부터 2백만년 전이며, 더 길게 잡아 인류가 가장 유사한 침팬지와 갈라졌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해도 인류의 역사는 겨우 6백만년에 불과합니다. 40 억 년 전 지구에 처음 생물 비슷한 것이 출현했지만, 진정한 생물이라 할 수 있는 진핵생물이 나타났던 것은 21억년 전이며, 이때를 기준잡으면 인류와의 최초 생물과의 틈새에는 어마어마한 생물의 종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많은 생물 종들의 대부분은 현재까지 이어오지 못하고 멸종을 맞이 했는데, 멸종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직접적인 원인으로는 그 시기에 존재하던 생물의 95% 가량을 전멸 시켰던 반복적인 빙하기(glacial-age)를 들 수 있을 것입니다.

멸종이란 것은 당시의 지배적인 종족이든 아니든 하나의 종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을 말하는데, 반드시 그것이 부정적인 것은 아닙니다. 한때 가장 번성했던 공룡이 사라지므로 우리의 먼 조상이랄 수 있는 포유류를 비롯해 비교적 덩치가 작고 약한 새로운 종족(種族)이 새로이 번성하며 번영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시대를 풍미했던 1억 종(種)의 역사가 마감하면 그 역사는 동일하게 반복되지 않고, 환경에 적응하고 순응한 발달된 종족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어쩌면 대규모 멸종의 순기능일 수도 있으며, 한편으로는 우주의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 생각되기도 합니다.


지구의 과거를 돌아보면 거의 2,620만년을 주기로 반복적인 멸절 사태가 되풀이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가상 천체인 네메시스(Nemesis)를 비롯해서 우주의 계절변화, 감마선 폭발(Gamma-ray burst) 등  여러가지 가설이 존재하지만, 어쩌면 그러한 우주의 조화는 자연현상이거나, 그 현상을 빌어 주기적인 멸종을 유도하는 초자연적인 존재가 있을 수도 있으며, 그 존재가 우주의 질서(cosmos) 그 자체고 의지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우주는 무에서 탄생해 무질서와 질서 사이에서 그 무게가 한쪽으로 기울이는 듯 보이지만, 겨우 백년 동안의 관찰 결과 만으로 우주의 엔트로피(entropy)라는 거대한 값을 확정지을 수 없으며, 137억년 동안 우주가 지향해 왔던 의지를 밝혀내는 것도 불가능 합니다.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것이 우연인지 필연인지를 떠나서 분명한 한 가지 사실은 지구는 우리를 보호할 의지를 지니고 있지 않으며, 모든 우주는 원래부터 생명체가 살아가기 위한 환경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즉 우주의 주체는 에너지와 정보인 것이지 생명체가 목적이 아닌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지구의 나이의 90% 만큼 생물이 존재해 왔지만 정작 지구 전체에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곳은 지표 근처에 지나지 않으며, 그 중에서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은 지표의 육지 뿐이며, 육지 면적에서도 겨우 12%에 불과합니다. 즉 우주는 생명체에게 결코 관대하지 않으며 생명체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우주에 생명체가 어떤 이유인지 모르지만 출현한 것일 뿐입니다.

우주가 계획된 것이라면 생명체의 출현 역시 우연의 산물이 아닐 것이고, 생명체의 발생도 분명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만약 생명체의 발생 목적을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생명체의 수명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생명체가 지닌 생명체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을 밝혀 낸다면 그 역할이 수행 기간을 알 수 있을 것이고, 그 역할의 종료 시점이 생명체의 종료 시점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거대한 우주에서 생명체가 할 수 있는 역할이 과연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우리 인류가 별을 파괴하고 태양을 새로 만들 정도까지  문명이 발달한다고 해도, 우리 은하에 있는 천억개의 항성(fixed star)과 천만개의 블랙홀(black hole)이라는 톱니바퀴의 움직임 앞에서 인류의 활동이란 것은 당랑거철(螳螂拒轍)에 불과한 것이며, 나아가 그런 은하 천억개가 맞물려 돌아가는 우주 앞에서는 너무나 미미하고 허무한 존재입니다.

현재 우리는 지구에 태어나 40억년 동안 그 어떤 시대에서도 누리지 못했던 놀라운 번영의 순간을 누려왔는데, 우리의 역할이란 그저 이어질 다음 단계를 위한 하나의 과정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으며, 과거 번영했던 종족들이 대규모의 멸종을 맞이한 20여회의 역사가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구에 살았던 고등 생물 종(種)의 수명은 평균적으로 4백 만년에 불과 했었는데 우리 인류는 이미 그 평균치를 넘어선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물론 종의 수명에 대한 이야기는 사라진 가설에 불과합니다. 종족 수명설은 생물에게 수명이 있듯이 종(種)에도 정해진 수명이 있어 종족의 수명이 다하면 멸종하게 된다는 가설인데, 한때 이것을 공룡이나 암모나이트 등의 화석을 간접증거로 하여 종(種)이 수명에 따라 점차 노화(역진화)한다고 주장하기도 했었지만, 그러한 변화가 환경에 대한 자연스런 진화임이 밝혀지며 폐기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종의 수명을 허구와 공상으로만 치부하지 않고 조금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우주가 어떤 의지를 표출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듯 주기적 멸종에는 종족 수명설 이외에도 여러가지 가설이 있는데, 이런 가설 중에서 판구조론(plate tectonics)에 근거해 지구 내부의 열이 온돌효과를 일으켜 일시의 열폭발로 이어져 대멸종이 발생했다는 가설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가설은 그 원인을 지구 외적인 요소에서 찾고 있습니다. 그 몇가지 이야기 중 일부를 살펴보겠습니다.


네메시스(Nemesis)설은 우주에는 2개 이상의 항성으로 이루어진 연성을 가진 행성계가 많으므로 우리 태양계에도 또 하나의 태양이 존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습니다. 보통 연성의 경우 주성인 태양말고 다른 태양인 반성은 극단적으로 어두운 경우가 많기에 우리 태양계에도 발견되지 않은 반성이 있을 것이라는 가설인데, SF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의 유고작인 네메시스를 통해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아무튼 이 반성이 주성을 한바퀴 도는 주기가 2,600만년이며, 반성이 특정한 위치에 이를 때 마다 혜성이 소나기처럼 쏟아져 지구를 초토화 시킨다고 합니다.  

네메시스(Νέμεσις)
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율법(律法)의 여신으로 절도(節度)와 복수를 관장하고 인간에게 행복과 불행을 분배한다고 하는데, 바로 이 네메시스 여신에 의해 해양 동물 종의 96%가 멸종되었던 P/T 경계 멸종 사건이나 공룡을 사라지게 했던 K/T 경계 멸종사건 일어났다고 하니, 어쩌면 그것은 신화속 이야기처럼 절도(節度, 일이나 행동 따위를 정도에 알맞게 하는 규칙적인 한도)를 벗어난 생물에 대한 우주 질서의 화신이 내린 복수일지도 모르겠군요.

네메시스 여신이 돌아오는 때가 언제인지 모르지만 그 때가 되면 지구는 또 다시 복수의 대상이 되어 화려한 유성비를 맞을 것인데, 이 이야기의 1편에서 밝힌 것같은 대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대멸종이라 불리는 다섯 번의 멸종 사건
- 1차: 4억 4천3백만 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고생대 실루리아기 경계
- 2차: 3억 7천만 년 전- 고생대 데본기/고생대 석탄기 경계
- 3차: 2억 4천5백만 년 전- 고생대 페름기/중생대 트라이아스기 경계
- 4차: 2억 1천5백만 년 전-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중생대 쥐라기 경계
- 5차: 6천6백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신생대 제3기 경계

빙하시대(ice age)
에 의한 멸종은 여러 증거로 확인되고 있는데 빙하시대 자체가 원인이 되어 일어난 사건이지만, 그 빙하시대를 유발한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아 다시 여러가지 가설로 이어집니다. 빙하시대에는 매우 추웠던 시기인 빙하기(glacial age)와 상대적으로 덜 추웠던 간빙기(interglacial age)가 있는데, 추위의 정도에 따라 멸종한 종의 수가 확연히 차이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빙하시대에 대한 정보는 27억년 전의 지질학적 기록도 남아있으며, 역사상 가장 극심하게 추웠던 빙하기는 약 8억 년~6억 년 사이에 결빙과 해빙의 과정이 되풀이 되었던 시기로 심할 때는 적도지방까지 빙하가 내려올 정도로 지구의 전 지표가 얼거나 눈으로 덮혔다고 합니다. 이 가설을 스노우볼 지구 이론(snowball Earth theory)이라고 합니다.

스노우볼 지구 이론에 의하자면 당시의 지표 기온은 영하 50℃까지 내려갈 정도로 기후가 극도로 한랭화 되었기에 바다조차 100m 두께의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을 것이라고 합니다. 스노우볼 지구 이론을 단순한 가설로만 볼 수 없는 것은 7억년 전의 캄브리아기 말의 빙하퇴적물이 지구 전역에서 발견되고 있다는 점과 이 빙하퇴적물들이 고지자기학상의 데이터로 보아 모두 적도 지역에 있었던 것으로 생각되는 등의 지질학적인 사실들이 이 가설을 강력히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스노우볼 지구는 1960년대에 과학자들이 극지의 얼음층이 어떤 크기 이상으로 커지면 지구 전체가 한냉화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냄으로써 처음 제기되었는데,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에서 비슷한 아이디어를 차용하면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스노우볼 지구같은 강력한 빙하기가 아닐지라도 지구는 주기적으로 빙하시대를 맞이하고 있는데 그 원인에 대해서는 여러 가설들이 있습니다. 탄소순환과 화산 등의 지구 자체 활동과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있는데, 그에 따르자면 지금의 지구 온난화도 일부의 원인을 제외하자면 자연스런 지구의 주기적 활동의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대륙이 이동하면서 분포하는 양상의 차이와 이로 인해 대륙을 뒤덮는 빙하의 생성가능성도 제시되고 있으며, 밀란코비치 주기(MilinkoritchCycle)로 알려진 세차운동, 자전축의 기울어짐, 그리고 이심율 등에 의해 지구 자전축의 주기적인 변화에서 그 원인을 찾기도 하며, 태양에너지의 주기적 변화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또 일부에서는 혜성이나 소행성의 -주기적- 충돌의 여파로 발생한 먼지와 촉발된 화산활동 등에서 원인을 찾기도 합니다.

어찌되었든 빙하시대는 최근 수백만년 동안에는 4만년을 주기로 빙기와 간빙기가 교대하고 있으며 근래에는 10만년 단위로 빙하가 확장하고 후퇴하면서 오늘날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빙하기는 약 만 년 전에 끝났으므로, 인류가 걱정할 것은 빙하기가 아니라 다음 빙하기가 오기 전에 있을 더운 시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점차 더워지는 이 시기에 어떤 원인(혜성충돌, 핵무기, 지각변동 등)에 의해 지각변동이나 대규모의 화산폭발이 이어진다면 화산 가스가 단기간에 대기 중에 축적될 것이고, 이산화탄소의 농도는 지금의 350배까지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무지막지한 온실효과(green house effect) 에 의해 지구의 모든 얼음은 녹고 엄청나게 생산되는 수중기는 온난화를 가속하며 지표의 평균 온도는 50℃가 훨씬 넘을 정도로 뜨겁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인위적으로 만든 배기가스 등은 지구 온난화(global warming) 가속에 작지만 나름대로 도움을 줄 것인데, 나비의 날개짓 같은 그 미세한 도움의 결과로 지구는 태양계에서 온난화의 표본인 금성의 표면 온도인 400℃의 기록을 깰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금성은 초고대에 고도로 발달한 문명이 있었지만 현재의 우리처럼 자만한 결과, 두꺼운 이산화탄소 층의 대기를 만들며 영원한 종말을 맞이 했지 않을까요?


감마선 버스트(Gamma-ray burst) 즉 감마선 폭발, 감마선 폭풍에 의한 종말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감마선(Gamma-ray)은 가시광선이나 적외선, x-선과 마찬가지로 전자기파이며 보통 0.07 ~ 0.1㎚ 대역의 파장을 말하지만 아직까지 파장의 경계는 분명하지 않아 약 0.01㎚ 이하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마선은 x-선에 견주어 에너지가 크고 파장이 훨씬 짧으며, 일반적으로 베타입자와 알파입자를 동반하여 방출됩니다. 감마(γ)선의 가장 큰 특징은 x-선보다 훨씬 강한 투과력을 가진다는 점이지만 이온화작용·사진작용·형광작용은 x-선보다 훨씬 약합니다.
 
감마선 버스트(Gamma-ray burst)란 큰 항성 등이 폭발할 때 엄청난 감마선을 방출하게 되는 현상을 말하며 그 방출시간은 매우 짧은 편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 순간에 방출되는 엄청난 에너지 양에 있는데, 감마선 버스트가 일어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태양이 100억 년 동안 사용할 에너지의 양과 비슷하며, 이 양은 초신성 폭발보다도 클 정도입니다. 그리고 감마선 버스트가 발생할 때의 밝기는 하나의 은하와 맞먹을 정도가 되는 경우도 있기에 여러 면에서 은하나 주변 별에 막대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감마선 버스트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게 없으나 두개의 중성자별이 서로 충돌해서 하나로 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추측을 하기도 하며, 호킹이 양자론을 블랙홀에 적용시켜 얻은 이론을 근거해서 블랙홀이 수명을 다하는 마지막 과정의 증발시 감마선 버스트가 일어난다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일반 상대성 이론에 따르자면 블랙홀(black hole)은 중력장이 너무나 커서 사건의 지평선(블랙홀의 표면)을 지나면 어느 것도 빠져나올 수 없게 되는 공간의 영역을 말하는데, 블랙홀을 텅빈 공간이며, 그 중심에 특이점이 있고, 외부 경계에는 사건의 지평선이 있다고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양자 역학이 고려되면 이러한 묘사는 바뀌게 되는데, 스티븐 호킹 등 현대 이론물리학자들의 견해에 따르면 사건의 지평선 표면에서도 에너지가 외부로 복사(Radiation)될 수 있는데, 이 현상을 호킹 복사라고 합니다. (사건의 지평선(Event Horizon)이란 글자 그대로 특정 구역을 넘어 서면 다시는 되돌아 올 수 없는 지점으로 물질로 이루어진 경계가 아닌 가상의 구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잠시 블랙혹의 생성과 소멸과정(이론)을 살펴보면 처음 블랙홀은 주위의 빛이나 물질을 흡수하며 커지는 한편, 빛이나 물질 사이에서는 입자て반입자 쌍이 생겼다가 소멸하기를 반복합니다. 그 다음 입자 て반입자쌍 중 음의 에너지를 가지는 것을 빨아들이면, 블랙홀은 질량을 상실하여, 지평면이 작아지고 많은 종류의 입자 て반입자가 밖으로 나가 질량이 증발하게 됩니다. 블랙홀은 가속적으로 그 질량 에너지를 잃고 소멸하는 마지막에는  엄청난 폭발의 상태를 보이는데, 그것은 최후의 순간이 1초라는  짧은 시간 동안에 이루어지며 그 순간 질량의 모든 것이 에너지로 변환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1조℃에 이르는 폭발은 고에너지의 감마선을 방출하게 됩니다. 블랙혹이 끝없이 주변의 물체를 빨아들이기만 한다면 언젠가 우주는 블랙홀만 남게 될 것이고 마침내는 하나의 블랙홀로 합쳐질 것이지만, 어마 어마한 수명을 지닌 블랙홀도 이렇게 소멸되는 것이기에 우주는 여전히 밝고 찬란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은하에만도 천년 마다 새로운 블랙홀이 만들어져 현재 천만개의 블랙홀이 있다고 하는데, 어쩌면 우리의 아주 가까운 곳에 미니 블랙홀이 있었고 그것이 폭발하며 쏟아낸 감마선 폭풍으로 한번 정도는 지구의 대멸종이 일어났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블랙홀의 소멸 과정이나 감마선 버스트의 발생에 대한 증거를 찾아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런 우주적 사건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그것을 막을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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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는 본래부터 위험한 곳입니다.
우주의 섭리니 질서니 말하지만 그 질서(cosmos)는 생명체를 중심으로 짜여진 질서가 아닙니다. 팽창과 수축이나 엔트로피의 증가나 감소, 빅뱅의 반복이나 중복된 우주, 그 어느 우주의 질서도 생명체를 위해 계획되지 않았으며, 소행성 하나가 궤도를 그리다 이탈하는 것이 흔한 일이 듯, 우리 생명체는 수많은 우주 현상 중 흔히 일어나는 현상에 불과한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에게 있어 지구의 대멸종 사건은 우주적인 거대한 사건이지만 우주의 무한성에 비춰보자면 1초마다 일어나는 1조 가지 사건중 하나일 뿐이며, 굳이 기억해야할 만한 사건도 아닌 너무나 평범한 현상입니다.

아무리 멋지고 뛰어난 유행도 그 시대에 따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합니다. 우주의 질서도 유행을 추구하는데 한때는 에너지가 지배적이었고 지금은 질량이 지배적이며, 그 세세한 지역과 시대마다 각각의 추구하는 유행은 다를 것입니다. 우주의 조그마한 구석에 있는 변방 은하의 유행일지라도, 유행은 있으며 그 유행의 수명이 매우 짧아, 한때는 생명체의 창조가 유행했고 한때는 그 생명체의 활동성을 강조하기도 했는데, 아무리 우수한 종족이라고 해도 유행하는 기간은 천만년도 되지 못합니다. 유행이 지난 옷이 폐기되거나 뛰어난 수선사의 손을 거쳐 새롭게 고쳐지듯, 하나의 종, 한 시대를 풍미한 종족도 유행이 지나면 자연스런 우주 감각에 따라 새로운 신 종족으로 수선되거나 폐기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수선은 주변의 흔한 현상인 우주의 물리작용을 도구로 빌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닐까요?

비록 짧지만 인류가 문명을 이룬 이후에 최후의 날을 예언한 사람은 많았으나 아직까지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수십만년 전 고대의 일부 유물들이나 흔적은 당시에도 우리와 같거나 더 우수한 문명이 있었고, 그들이 핵무기와 같은 강력한 위력을 가진 무엇에 의해 재난을 겪고 완전히 소멸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우리는 교만과 자만심으로 그들의 길을 다시 걷고 있습니다.  그 결과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는 우주를 돌아보고 질서를 깨달아야 하며, 무엇보다도 우리 스스로에 대한 경계를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우주가 어떤 도구를 이용해 유행이 지난 우리를 폐기할지 혹은 수선할지 모르지만, 다행히 30만년 전 호모사피엔스로 나뉜 것을 새로운 한 종의 출발로 본다면 우리 인류의 수명은 아직도 370만 년이 남은 셈입니다. 축배를 들어야 할까요?

출처 : 인류 최후의 순간은 어떻게 시작될까? (1) (2) (3)
글쓴이 : 선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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