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일지

암치료 시작

좀비선비 2020. 2. 18. 17:12

 

 

[암치료 시작]

거리상 일산 국립 암센터를 선택하고 예약합니다.

희귀암과!

정확한 병명은 육종암...들어보지도 못한병, 그래서 희귀암과 인가 봅니다.

수술을 한번 더 하고 방사선 치료후 항암제 투여하는 순으로 할거랍니다.

다시 수많은 촬영과 검사후 다학제 진료(관련과 전체 회의) 받습니다.

그냥 시키는대로 처분 받으려 맘먹고, 애써 무덤덤 해질려고 노력하고 있었는데...

수술은 포기 하는게 좋겠답니다.

뇌동맥에 종양이 붙어있어서 수술중 사망 확률이 높다고(후덜덜)..

일단 방사선 먼저 한답니다.(35회)

그런데 그것도 과거에 방사선 치료받았던 중복부위에 다시 받는거라서 조심스럽다고..

방사선은 같은 부위에 반복해서 받는게... 그 조직 상태가 안좋아진다고 합니다.

나만 모르는 심각함이 많나봅니다.

방사선치료+항암제는 과거(27년전)에 혹독하게 치뤄낸 경험이 있어서,

치료 시작전 긴장되거나 두려움은 없는데...그 후유증 때문에 고생한 기억은 강렬해

걱정은 좀 됩니다.

 

[방사선 치료]

방사선치료를 위한 사전CT촬영을 합니다.

또 머리와 상반신을 고정하는 마스크도 만들고 모의치료도 합니다.

확실히 27년전보다는 장비도 치료방법도  더 정교하고 세련된 느낌을 받습니다.

토요일,일요일을 제외한 주5일....35회(7주) 스케쥴입니다.

하루 치료시간은 20분이내..

방사선치료는 치료 순간엔 아무런 느낌이 없습니다.

2주후부터 후유증상이 나올거라는 안내문을 받았었는데..

정확히 2주(10회) 끝나면서부터 후유증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우선 미각중 매운맛과 신맛이 없어졌고..

음식물 삼킬때 불쾌감이 있습니다. 아마도 방사선으로 인해 식도와 미각세포,침샘이

망가져가는 과정일겁니다.

20회 지나면서는 거의 모든 미각이 사라져서 아무런 맛도 못느끼고, 구강은 건조해져서

대화를 하거나 잠을 잘때도 건조증때문에 목이 찢어지는 통증이 옵니다.

손에 물을 들고 생활해야하는...

침 분비를 도와주는 약도 처방받고

식도 보호제도 처방받고

음식물을 못넘길 상태에선 환자용 영양제(액체)도 처방받습니다.

그걸로만 삼시세끼 연명할려니 그렇게 뺄려고 발버둥쳐도 안되던 몸무게도 쑥쑥 빠집니다.

그저 목으로 넘길수 있음에 넘기고...질린다는 생각은 사치란 생각도 듭니다.

통증완화를 위해 마약성 진통제 처방도 받았는데....별 효과는 못본듯

머릿속엔 얼큰한 김치찌개나 삼겹살구이 생각이 간절합니다^^

두경부쪽 방사선치료는 후유증이 제일 지랄같은 부위랍니다.

아마도 후유증이 급속도로 나오는 항암제와 방사선중 택일 하라 한다면 구토에 탈모가 온다해도

주저없이 항암제를 택할겁니다. 그렇지만 선택의 여지없이 두가지 다 해야합니다.

구강건조나 목넘김 불편 보다도 미각 상실이 가장 큰 고통으로 느껴집니다.

8/21부터 10/16까지 거의 두달(35회)여 만에 방사선 치료를 끝냅니다.(중간에 병원 파업 포함^^)

방사선 마치고 일주일여 지나니 조금씩 후유증이 완화되는 느낌이 있습니다.(심리적인지?)

시간이 지날수록 어제, 그제보단 고통스런 후유증에서 조금씩 나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일주일쯤 지나니 죽었던 후각이 살아나는것 같고 열흘정도 지나니 목넘김도 아주 조금은 참을만 합니다.

후각이 살아나고 미각을 못느끼니 이것도 곤욕입니다.

좋은 음식냄새에 한입 베어물고 씹으면 생각하던 그맛이 아닌...지우개 씹는 느낌이랄까..ㅎㅎ

하지만 목구멍으로 넘길수 있음에 감사할뿐...

라면국물도 참을만 해집니다.

온전히 미각이 돌아오고 구강건조에서 탈출하기 까지는 아주 서서히 오랜 시간이 걸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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