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일지

21번째 춘마 후기 ^^

좀비선비 2020. 7. 17. 19:33

오랜만에 후기 한번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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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걱정과 만류에도 무릅쓰고 어제 춘마 잘 뛰고 왔습니다.

사실 연중 봄가을로 한번씩 풀코스 빼먹지 않겠다는 다짐에 의한 집착이 컸었고,

병원서 병 특성상 폐 전이 확률도 높다고 경고한터라..

혹시 마지막 풀코스(?) 라는 재수없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마라톤 시작한지 오래 됐는데...그때 시작하게된 이유가,

그때도 치뤄냈었던 병마에 너무나도 강하게 덮어 씌워진 환자 이미지 좀 탈피 해보고픈 마음에

시작하게 되서 20년이 넘게 흘렀는데, 다시 주변의 모든 사람에게 강력한 환자 이미지를

입력 시키게 됐네요..

우연히도 그때 그렇게 시작된 첫풀 기록이랑 어제 기록이랑 분단위까지 똑같습니다(5시간25분)

이런걸 도로아미타불.. 말짱 도로묵.. 이라 하나요? ㅎㅎㅎ

 

하여튼 이왕 뛰기로 한거 단결형과 씨네마 도움 받기로 하고 스타트라인에 섭니다.

세명의 마라톤 경력을 합치면 60년이 넘습니다.^^

첨부터 천천히 뛰기로 합의 본터라, 뛰는 주로 주변엔 대부분 초보분들이 많은거 같습니다.

우리도 첫출전 초보로 위장하고 수다주 합니다.

저랑 마라톤 경력 비슷하지만 단결님은 워낙 마당발 활동을 한지라...

뛰면서 마주치는 사람 반은 아는 사람인듯 합니다.ㅎㅎ

 

20년 넘게 시계 보면서 페이스 조절하랴...지금 여기서 무너지면 몇분안에 힘든데...

이런 생각만하고 인상쓰며 뛰던 코스들이 너무나 여유있게 느껴집니다.

25km 지나면서부터 발병부위에 따끔거림이 거슬렸는데 단결,씨네마 땜건너면서

걷기를 권해서...걷다 뛰다 반복하니 훨 수월해 집니다.

 

모든 시간대 주자들 다 힘들게 완주 하겠지만.

옆에서 뛰었던 5시간 넘는 분들은 후반부 많이 힘들어들 합니다.

몸은 힘들고 가도가도 끝은 안보이고..

대부분 초보나... 연습이 부족한...아님 저처럼 몸이 부실한이들이 많을겁니다.

우린 초보처럼 급수대에서 물마실때도 이거 얼마예요? 물어보면서 자봉 아이들을

배꼽잡게 했고, 좋은경치엔 사진촬영도하고, 힘들어하는 여성주자 꼬셔서 같이 군가를 부르며

주변의 주자들에게 웃음을 선사했었습니다.

같이 웃어주며 우리도 즐거워했고요.

 

오늘 다시 일상으로 복귀해서..이번주 정상업무 보고 담주 월요일은 1주일 연기했던

간단한 수술하나 있고요..항암치료 시작 한답니다.(내년 3월까지)

치료 잘 마치고 회복해서 다시, 따뜻한 햇살 맞고,

시원한 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함께 달릴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제 주로에서 마주쳤던 모든분들 반가웠고요..

함께 긴시간 같이 달려주고 즐겼던 단결님,

씨네마님 고맙고....

오래 기다리게 해드렸던 동료들께도 감사한 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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